갤럭시 S20 울트라로 찍은 2020년 부분일식

2020. 6. 21. 20:52후기/장소

일식 기억난다 2009년 고등학교 밖에 소란스러웠다. 바로 개기일식을 보겠다고 과학실의 천체망원경들이 다 나온것이다.
그날의 체험은 평생 잊지 못한다. 무려 80프로대가 넘는 부분일식이었기에. 그 순간 세상에 회색의 불투명한 필터가 씌워진 것 처럼 뿌연해졌다. 낮인데 약간 어두운. 그 기억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 이번 일식은 45프로정도 되는 부분일식이지만 의미가 컸다.

 

카메라를 팔고 나에게 있는건 갤럭시S20 울트라가 전부였다.

사실 일식이 있다는걸 오늘 일식 시작 2시간전에 알게 되었다. 급하게 사진을 찍기위해서 태양 빛을 줄여줄 필터를 찾았다. 가장 흔한 샐로판지부터 찾았다. 

모든게 다 있을 것 같은 다이소를 갔다. 결과는 없었다. 여기 다이소는 있는게 없다. 그래서 빡치는 다이소이다 ;

이마트를 갔다. 샐로판지나 필름 카메라의 필름이면 될 것 같았다.

직원들에게 물어봤지만 샐로판지는 문구쪽에 없음 없고 필름은 요즘 시대가 어느시대인데 있겠냐고 하더라.

그래서 반신반의로 재난때 사용하는 은박담요를 샀다.

그렇게 회사 옥상에 올라가서 사진을 찍으니 정답이었다. 너무나 잘 나왔다.

10배줌

첫 사진은 10배줌 해서 촬영한 사진이다. 노출이 오버된게 보인다. 그래도 시작이 좋다. 스마트폰으로 이렇게 찍는 날이 올 줄 몰랐다.

20배줌

20배줌으로 촬영했다. 여전히 노출오버 된 모습니다. 그래도 저렇게 볼 수 있다는 것에 굉장한 만족감을 느꼈다.

점점 절정을 향하는 부분일식

점차 달이 태양을 가리고 있다. 저렇게 왼쪽부근을 가려서 왼쪽 상단으로 나가는게 이번 부분일식이다.

노출 적절

초점을 맞추고 좀 진득하게 기다리니 갤럭시 울트라가 알아서 셔터속도를 조절한다. ISO25 셔속은 3000~ 4000대 노출이 적절해지고 본연의 태양빛이 나왔다.  내심 흑점이 보이는 디테일도 원했지만 현재의 기술에서는 불가능이다. 

다음 일식이 있을 10년 뒤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내 나이는 ;; 어휴 그때까지 살아만 있어도 감사할 것 같다.)

달이 차오른다 가자

장관이다. 언뜻보면 밤에 촬영한 달의 모습같다. 하지만 이게 태양이라니. 우주는 참으로 신비롭다. 

날이 더웠지만 이렇게 찍히는 것을 보고 있자니 흥분됐다. 내가 살면서 찍어보고 싶었던

은하수, 개기일식, 부분일식, 오로라, 안드로메다은하 5개 중 2개를 완성했다. 

절정을 향해가는 부분일식

하이라이트 구간에 다달했다. 서울은 이번에 45% 정도였다고 한다. 제주도는 50프로가 좀 넘었고 말이다.

저정도 가려서는 주변을 어둡게 할 수 없었나보다. 2009년을 생각하고 기대했는데 이 부분은 세삼 태양의 에너지가 얼마나 엄청난지 느끼게 해줬다.

 

부분일식이 끝났다.

다음일식은 10년뒤 2030년이다. 시간 진짜 빠르다. 10년뒤면 내가 40대이다. 믿기지가 않는다. 인생의 황금기가 끝나고 있다. 

10대 때에는 시간이 그리도 안가더니 20살이 되더니 순식간에 21살이 되고 군대 갔더니 23살이 되어서 나왔다. 군대때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벌서 7년이 지났다. 20대가 너무빠르게 끝났다. 30대는 얼마나 더 빠를지 걱정이다.

10년 뒤를 기대하며 타임캡슐같은 느낌으로 이 글을 작성한다. 나는 어떤사람이 되어있고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미래의 내가 이 글을 본다면 아래에 답 해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