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의 친절함이 담긴 구디, 신림 아줌마국수집

2019. 10. 8. 22:31후기/음식

길을 가다 보면 가끔 보이는 가게가 있다. 아줌마국수집이라는 가게인데 한번 가보고 싶어서 주말에 가려고 문 연거 확인하고 집 갔다 왔더니 문을 닫으셨다. 그리고 가끔 오전에 지나가면 맛있는 육수 냄새가 진동을 한다. 맛이 너무나 궁금해서 드디어 방문해보았다.

가게 내부

가게 내부는 작은 편이다. 그래서 사람들과 가까이에서 먹어야하는 불편함이 있을 수 있다. 근데 뭐 혼밥족은 사람이 가까이 있든 없든 뭔 상관이랴. 그리고 이 가게는 생각보다 혼밥 하는 사람들이 많이 온다.

가격은 메뉴판을 확대하면 볼 수 있다. 국수류 두 개 만두 하나 시켜도 15,000원 겨우 넘는다.

다만 카드결제가 안되니 현금 또는 계좌이체를 합시다.

사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탈세와 관련된 행동을 하시지만 워낙 친절하시고 가격도 저렴해서 그냥 넘어갔다.

벽면

양해 부탁한다는 푯말이 붙어있다. 사장님이 워낙 말씀을 이쁘게 하셔서 기분 나쁠 일이 전혀 없을 것 같다. 

그리고 가게가 작은데도 불구하고 휴지는 넉넉하게 준비되어있어서 편하다. 간혹 이런 가게를 보면 휴지가 한쪽에 있어서 휴지를 가져오려면 일어서서 다른 위치에서 가져와야 하는 경우도 많다.

이 날은 국물류 마지막 손님이 되었다.

하루에 정해진 양만 판매를 다 떨어지면 더 이상 판매하지 못한다고 하셨다.

단무지

단무지는 누구나 다 아는 단무지인데 단무지들이 사 먹는 단무지와는 약간 다르게 비틀려있다.

고향에서는 비틀려있는 단무지 먹는 건 죄다 직접 만들어서 먹는 단무지였는데 여기는 잘 모르겠다.

김치

김치다. 사람들이 김치를 맛있다고 하나. 나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못 먹을 정도로 맛이 없진 않다. 

그 외에는 육수가 있는 음식을 먹을 때 간을 맞춰먹으라고 양념장이 있고 소금도 준비가 되어있다.

비빔국수

비빔국수는 면이 제법 쫄깃하고 엄청난 양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면의 물기인가 아니면 억지로 그렇게 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끝 맛에서 물 맛이 난다는 점이다. 끝 맛은 감칠맛이나 여타 다른 맛이 자리해야 하는데 물 맛이 자리하니 맛에 대한 인상이 그렇게 선명하게 남지 않는다. 그리고 국수에 익은 김치가 딱 잘게 썰어져서 들어갔으면 대박일 텐데 그렇지 않아서 아쉽다.

주의. 비빔국수가 생각보다 맵기 때문에 매운걸 잘 먹지 못하는 사람은 먹지 말자.

칼국수

칼국수다. 비빔국수에 같이 나오는 육수 와는 달리 면이 들어가서 그런지 좀 더 전분기가 느껴지는 국물이다. 맛은 부드럽고 확실히 비빔국수 육수보다 감칠맛이 난다. 맛도 나쁘진 않다. 다만 쑥이 너무 많이 들어가 있고 식물의 '대'가 들어가 있어서 씹는 식감을 싫어하는(나 같은) 사람은 싫어할 수 있다.

비빔국수용 육수

비빔국수에는 이렇게 유부가 들어간다. 그래서 그런지 조금 더 기름지면서도 맑은 맛? 을 느낄 수 있다. 상대적으로 칼국수의 국물은 약간 흐리멍텅한 맛이었기 때문이다.

요즘 시대에 카드를 안 받는 식당이 있다면 이 식당이 그중 하나 일 것이다. 하지만 친절하신 사장님은 약간 찝찝한 마음을 잘 잡아주신다.

여기 국수도 맛있지만 고향에 가면 부송 국수라는 국수집이 있었는데 그 집만은 못한다. 물론 그 집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맛이 많이 변했지만 과거 그 집에서 엄청 맛있게 먹은 국수의 맛을 느끼지는 못했다.

총점 5점 만점에 3.4점

장점

  1. 사장님이 친절하시다
  2. 가격이 저렴하다.
  3. 맛은 평범하다.

단점

  1. 21세기가 된 지 오래된 지금도 카드를 안 받는 곳 중 하나이다.
  2. 맛이 평범하다.
  3. 자리가 좁아서 가끔 사람들 사이에서 먹어야 할 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