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육이 생각 날 때에는 유성 원조촌돼지

2020. 3. 16. 11:55후기/음식

동갑이고 학교도 같이 다닌 친척과 같이 간 돼지 두루치기 집이다. 솔직히 돼지 두루치기나 제육볶음이나 그 음식들이 추구하는 방향은 같다고 생각한다.

일단 최근에 서울에서 제육볶음을 정말 많이 먹고 싶었으나 죄다 맛이 없고 정말이지 심하게 말하면 쓰레기 같아서 영 맘에 안 들었는데 친척이 여길 추천해줬고 단박에 가자고 했다.

내부는 허름

내부는 허름한 편이다. 그만큼 오랜 시간 여기서 장사를 하신 것 같다. 일하시는 분들의 첫인상은 나쁘지 않았고 끝까지 괜찮았다. 뭐랄까 바쁘지 않아서 그런지 굉장히 여유가 있는 편이었다.

좀 비싸긴하다.

여기 특징이 중짜 돼지 두루치기가 무려 3만 원이나 한다는 점이다. 이거 굉장히 비싼 편이다. 흑돼지를 넣어도 저 가격은 안 나오니 말이다.

그래도 일단 즐거운 마음으로 주문했다.

기본 반찬

기본적인 반찬이다. 우리나라는 남쪽으로 내려 갈수록 음식이 맛있어지는 것 같다.. 여기는 반찬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정말 맛있었다. 

너무나 오랜만에 보는 구이 김과 양념간장

특히 이 구이김과 양념간장을 봤을 때 고향에서 먹었던 음식 생각이 났다. 서울 어디에서 이렇게 반찬을 주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김도 괜찮은걸 사용했는지 맛도 깔끔하고 비릿하지도 않았다. 간장은 고춧가루와 파 등등 들어간 간장 같아서 그런지 감칠맛도 괜찮았다.

어묵이 베스트

여기서는 어묵이 베스트다. 보통의 고춧가루 넣고 간장 넣고 졸여서 만드는 애들은 어묵이 말라있다. 그런데 여기는 물을 많이 나오게 해서 졸였나 보다. 끈적한 양념이 어묵에 붙어서 올라오니 입에 들어왔을 때 그 맛은 풍부하더라.

돼지두루치기.

돼지 두루치기다. 저 양이 3만 원이다. 솔직히 양은 너무나 창렬이다. ㅡㅡ 하지만 맛에서 용서를 했다. 비록 대학 다닐 때 반찬 15가지씩 나오는 6000원짜리 제육 백반에 비하면 정말 맛도 양도 다 별로였지만 최근에 먹어본 제육 비슷한 음식에서는 가장 맛있었다.

하 이제는 이런 음식을 3만 원이나 주고 먹어야 한다는 점이 정말 슬프게 느껴졌다.

맛은 좀 강하다. 심심하게 먹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굉장히 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맵다고도 말이다.

맵고 짜다. 하지만 그렇기에 감칠맛 나고 밥도둑이다. 오랜만에 밥을 정말 맛있게 먹었다. 짠 건 둘째 치고.

하지만 저 돼지 두루치기와 김치찌개를 같이 시키려고 하신다면 나는 반대를 할 것이다. 제육의 맛에 김치찌개가 묻혀서 김치찌개는 어떤 맛인지 잘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양도 별로다.

리뷰들을 보니 옛날에 비해서 양도 가격도 많이 올랐다고 한다. 사실 이런 음식점이 나는 가장 괘씸하다고 생각한다. 오를 거면 가격만 올리지 양을 줄이는 건 결국 가격을 배로 올리겠다는 말이고 나는 손님이 어찌 됐든 돈만 벌길 원하는다는 것을 말로 한 것과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한다. 모든 직업은 직업의식을 갖고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돼지찌개

자 이게 9천 원이다. 정말 창렬 아닌가. 두루치기는 맛이 좋아서 그렇다 쳐도 얘는 모르겠다. 저걸 9천 원이나 받다니... 고기도 별로 들어가 있지 않다. 우리나라는 왜 음식점들이 전통도 신념도 없는지 정말 안타깝다. 오히려 대학 다닐 때 있던 백반집들이 신념도 있고 직업의식도 가지고 있었다. 

나는 왜 우리나라 음식점들이 장사만 잘 되면 가격을 올리고 양을 적게 주는 이런 머저리 같은 짓을 하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 간다. 그 잠깐의 이익을 위해서? 내가 만든 앱을 누군가 기쁘게 사용해준다면 나도 정말 기쁘다. 그리고 내가 만든 음식을 누군가 먹고 맛있어한다면 정말 기쁘고, 그러한 걸 더 보기 위해서 노력을 한다.

그런데 왜? 이런 음식점들이 많을까? 그냥 돈 버는 게 끝인가?

 

나의 평점은 5점 만점 중에 3.5이다.

장점

  1. 두루치기는 정말 맛있다.
  2. 직원들이 친절한 편이다.

단점

  1. 가격에 비해서 양이 터무니없이 적은 편이다. 
  2. 주차하기가 애매하다.

 

저 점수를 준 것에서 3.4점은 오직 두루치기만을 보고 준 점수이고 0.1점은 친절함에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