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물생활. 물잡이부터 슬러지 백탁까지 겪은 후기

2019. 10. 5. 02:10일상, 여행, 물생활

물생활을 9월 11일부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시작은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씨몽키였죠. 씨몽키들이 부화해서 커가는 재미가 있어서 물고기를 키울 생각이 들었습니다.
씨몽키를 키우지 말 걸 그랬습니다.
아무튼 돈도 돈이고 노력과 시간도 굉장히 많이 들어간 물생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첫 입수 물고기

열심히 여과기 돌리고 물잡이 시작한 지 약 3일 후에 첫 물고기를 넣었어요.

사람들이 그랬죠 넣으면 다 죽는다고 심지어 어항 구매한 곳에서도 일주일 이상은 있다가 넣으라고 그랬습니다. 

하지만 참을 수 없어서 박테리아제, 물잡이제 등을 넣어서 열심히 순환시켰고 3일 후에 넣은 것이죠.

저기 보면 제일 작고 배가 홀쭉한 녀석이 보입니다. 근 한 달이 되어가는 상황에서 쟤 말고는 아직도 죽은 생물이 없습니다.

누구나 시작은 그럴싸하게

누구나 시작은 항상 그럴싸하게 시작합니다. 저도 마찬가지였죠. 그럴싸한 여과기에 그럴싸한 측면 여과기 1자 어항에서는 충분하다고 생각했죠. 거기에 귀여운 마리모와 캐릭터들

돌과 수초를 심어서 물고기들이 저 수초와 돌 주변에 숨을 것이라고 생각했죠.

이때는 몰랐습니다. 먹이를 많이 주면 안된다는 것을요. 저기 돌 위에 보면 분홍색 물질이 보일 겁니다. 저게 먹이입니다.

먹이가 돌이나 이런곳에 쌓이더라고요. 아직 테트라들이 배가 덜 고팠는지 처음에만 엄청 먹다가 배가 부르면 거들떠도 안보더라고요.

저는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른 상태로 추석에 고향집에 내려갔다 올라왔습니다.

앗... 아앗.. 무언가가 붙어있네.

갔다 오니 어항에는 무수하게 많은 흰색 물질들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하루 이틀 더 심해졌습니다. 어항 전체가 흰색 물질로 덮이게 되었죠. 

그래서 어항 구매한 곳에 물어봤는데 박테리아들이 죽어서 생긴거라고 했습니다. 솔직히 저는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박테리아가 죽는다? 먹이 있는 곳에서만? 저는 처음에 실이끼를 예상했고 두 번째로는 붓 이끼를 예상했습니다.

그러다가 계속 검색을 해보니 곰팡이. 즉 슬러지라고 하더라고요.

이때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어항에 관심을 갖으며 살아야했습니다.

청소 특전사 출동

처음 어항 구매한 곳은 슬러지를 박테리아 사체라고 해서 신뢰도가 확 떨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좀 더 큰 규모의 수족관을 갔습니다.

거기서 슬러지 제거할 생물 추천해 달라고 하니까 오토싱, 시아미즈 알지이터 이렇게 추천하더라고요. 그러다가 애들을 받아왔는데 오토싱이 아닌 나비비파를 받아왔습니다. 어찌 이야기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나비비파를 주시더라고요. 일단 이렇게 받아서 풀어놨습니다.

이놈들도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리는지 먹이 반응도 없고 조용합니다. 그래서 저는 한동안 먹이를 주지 않기로 합니다. 

좀 드셔보세요. 맛있습니다.

나비비파 큰놈이네요. 시아미즈 알지이터 세마리, 나비비파 두 마리 데리고 왔습니다.

많이 제거 된거니?

전체를 뒤덮고 있던 처음 상황과 비교하면 굉장히 많은 발전이 있었습니다.

추가로 새로 뚫은 가산 아쿠아가든에서 야마토 새우 5마리를 구매해서 넣었습니다. 사이펀도 두 번째 가게보다 좋은 걸로 추천받아서 가져오고요.

물론 제가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환수를 해주었고 환수하면서 슬러지 일부를 걷어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저 청소부 애들이 일을 그럭저럭 잘 해준 덕이죠. 일을 가장 잘 한 녀석을 뽑자면 시아미즈 알지이터입니다. 나비비파는 열심히 빨아먹는 것 같은데 그렇게 효과가 있어 보이지 않았습니다.

반면 알지이터는 저 슬러지를 라면 먹듯이 맛있게 후루룩 먹더라고요. 굉장히 많은 양을요. 그리고 수초에 붙은 슬러지도 잘 먹어주더랍니다.

야마토 새우는 음 매일 먹고 있는데 모르겠어요. 워낙 알지이터가 굉장히 많이 먹었기 때문에 다른 애들은 체감이 잘 안되더라고요.

 

슬러지가 거의 제거됐을 때 갑자기 백탁 현상이 왔습니다. 이 백탁 현상은 거의 1주일을 갔는데요. 두 번째로 방문한 수족관 즉 청소부 2종류를 구매한 곳에서 낚여서 구매한 사이펀 때문에 기분 나빠서 더 이상 갈 맘이 안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가산에 있는 아쿠아가든이라는 곳을 재방문했습니다. 백탁 현상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박테리아제를 추천해주시는데 구매해서 가져왔습니다. 덤으로 측면 여과기를 제거하고 걸이식 여과기로 업그레이드했습니다.

하지만 그러고도 며칠은 엄청 뿌연 상태로 나아지질 않더라고요. 그런데 기다리니까 거짓말 같이 하루아침에 물이 엄청나게 맑아졌습니다.

비파먹이에 다들 관심이 많네

그 후 이렇게 맑은 물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 기준으로 테트라 5마리, 야마토 새우 5마리, 블루벨벳(파란색 새우) 6마리, 나비비파 2마리, 시아미즈 알지이터 3마리 21마리가 한자 어항에서 살고 있습니다. 엄청 많습니다. 그런데 여태 죽은 물고기는 처음부터 마르고 작았던 테트라 한 마리를 제외하면 엄청 잘 자라고 있습니다.

저렇게 비파 먹이를 서로 들고 도망가려는 도둑 야마토 새우, 부스러기 주워 먹으려고 오는 떨거지 테트라, 눈 앞에 두고도 못 찾는 장님 비파, 엄청난 속도로 먹이를 한번 훑고 사라지는 한입만 알지이터 엄청 활기차게 잘 자라니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축제 현장

먹이는 하루에 두 번 줍니다. 비파 먹이 2개 플레이크 사료 약간이요.

이렇게 먹이면 굶지도 않으면서 열심히 어항 청소도 열심히 하더라고요. 테트라 제외하면 죄다 청소부라서;;

먹이 반응 제일 좋은 야마토 새우들

먹이가 떨어지면 진짜 갑자기 날아오는 녀석들이 있습니다.

바로 야마토 새우입니다. 다들 안 보이다가 먹이만 떨어지면 날아와서 먹이 들고 도망가거나 스펀지 여과기에 붙어서 먹습니다.

이렇게 보니 굉장히 대가족이네요.

너무나 편해보이는 시아미즈 알지이터

오늘 녀석 들이 뭐하나 봤더니 알지이터 한 녀석이 너무나 편해 보이는 자세로 엎드려있더라고요?

너무나 귀여워서 한 컷 찍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여과기를 하나 더 추가했습니다. 9만 원 정도 하는 외부 여과기를 설치했는데 굉장히 만족스럽네요. 한자 어항에 쌍 스펀지 여과기, 걸이식 여과기, 외부 여과기를 설치했네요 ㅋㅋ 

여과기도 많겠다 나중에는 45 큐브 하나 장만해야겠습니다.

물생활이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드네요. 중복투자 포함해서 30만 원은 넘게 사용한 것 같습니다. 후..

중복투자만 막았어도 어항이 더 커지는 거였는데..

 

결론

1. 물 잡이 초반에 먹이를 많이 주면 분해할 미생물들이 없어서 슬러지가 생긴다.

2. 슬러지는 야마토 새우, 시아미즈 알지이터, 나비비파를 투입해서 제거한다.(사람이 물리적으로 제거해주는 게 가장 효율적 찌꺼기들만 얘들이)

3. 그 후 백탁 현상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 생기면 박테리아제를 넣어주고 매일 환수를 꾸준하게 해 주며 기다린다.

끝입니다.

pc에서는 다다익램이라고 하듯이 물생활에서는 다다익 여과기입니다.

모두들 즐거운 물생활되세요.